구름 위를 걷는 듯한 겨울의 기록, 평창 계방산에서의 눈부신 아침

발끝에 닿는 차가운 공기, 운두령에서 시작된 계절

새벽 공기를 가르며 강원도 평창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설렘과 긴장이 교차해요. 해발 1,577m, 오대산국립공원의 맏형 격인 계방산을 만나기 위해 운두령(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용평면 운두령로 1243)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반겨준 건 뺨을 스치듯 지나가는 알싸하고 깨끗한 바람이었어요. 해발 고도가 높아서인지 도심의 공기와는 차원이 다른,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청량함이 정신을 맑게 해주더군요.

겨울 산행의 묘미는 역시나 발밑에서 들려오는 '뽀드득' 눈 밟는 소리겠죠. 운두령 쉼터에서 출발해 정상을 향하는 길은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 풍경 속에 섞여 걷다 보면 내가 산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곤 하죠.

시간이 멈춘 듯한 주목군락지와 정상의 파노라마

계방산을 걷는 즐거움 중 하나는 사계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자연을 만나는 거예요.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나 마주한 주목군락지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요.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나무들의 기묘한 자태를 보고 있으면,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생명의 위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죠.

정상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간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내기에 충분했어요. 설악산부터 오대산, 태기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장대한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같았거든요. 탁 트인 조망대 위에 서서 산맥들이 겹겹이 겹쳐지는 모습을 바라보니, 세상의 고민은 아주 작은 점처럼 느껴지더군요. 정상에서 숨을 고르며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 그 온기가 무엇보다 달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계방산을 더 깊이 즐기는 여행자의 시선

계방산은 총 거리 약 8.9km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요. 저는 운두령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쳐 주목군락지를 보고 하산하는 제1코스를 추천하고 싶은데, 등산이 서툰 분들이라면 제2코스를 통해 완만한 능선을 즐겨보시는 것도 좋아요. 등산화는 필수고, 고산지대인 만큼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 대비해 바람막이나 여벌의 옷을 챙기는 건 필수인 거 아시죠?

이곳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단연 이른 아침이에요. 산 아래에서 시작되는 운해를 감상하고, 햇살이 정상의 눈을 비추기 시작할 때 그 반짝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하산길에 이승복 생가나 권대감바위를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계방산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방법 중 하나랍니다. 평창의 너른 품을 느낄 수 있는 계방산, 다시 찾아올 다음 계절에는 얼레지 꽃이 만개한 봄날의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방산 등산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해발 1,577m의 고산이므로 기상 변화가 잦습니다. 체온 유지를 위한 외투와 함께, 겨울철 산행 시에는 아이젠과 스틱을 필수로 준비하시길 권장합니다.
초보자가 가기에 너무 험난하지는 않나요?
계방산은 등산 코스가 비교적 완만하고 오르내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다만 전체 거리가 약 8.9km 정도로 짧지 않으니 충분한 체력 안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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