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바다와 서우봉이 맞닿은 제주의 보석, 함덕해수욕장 기록

제주 공항에서 마주한 이국적인 첫인상

제주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타고 동쪽으로 20km 남짓 달렸을까. 창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보석 같았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자리한 함덕해수욕장은 제주 여행의 시작 혹은 끝을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입구부터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 마치 머나먼 남쪽 나라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백사장 끝까지 투명하게 비치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왜 이곳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3곳 중 하나로 꼽히는지 단번에 증명해준다. 발가락 사이로 고운 모래가 간지럽게 빠져나가고, 눈앞에는 하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왔다 사라진다. 얕은 수심 덕분에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딱이다. 파도 소리에 집중하며 가만히 서 있으면 복잡했던 도시의 소음은 어느새 파도 소리에 씻겨 내려간다.

바다 위를 걷는 기분, 서쪽 구름다리와 야간 산책

함덕해수욕장의 백미는 해변 서쪽에 마련된 구름다리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걷는 듯한 묘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발밑으로 일렁이는 투명한 물결은 어찌나 맑은지 물고기나 미역의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보일 정도다. 이곳은 낮의 풍경도 훌륭하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조명이 켜진 해변 산책로는 밤바다의 정취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여름철 야간 개장 기간에는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밤늦게까지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이번 여행 중 가장 평화로운 기억으로 남았다.

서우봉에 올라 내려다본 함덕의 사계절

해변 바로 옆에 우뚝 솟은 서우봉은 함덕의 풍경을 완성하는 마침표다.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만발해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고,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생명력을 더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서우봉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꽤나 근사한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정상 근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진 함덕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유독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웅장한 한라산과 동쪽의 오름들이 겹겹이 층을 이룬 모습까지 볼 수 있다. 해변에서 보는 바다도 아름답지만,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제주의 바다는 훨씬 더 입체적이고 벅찬 감동을 준다. 제주올레 19코스를 따라 걷다 우연히 만난 이 보석 같은 풍경들은 언제 방문해도 실망을 주는 법이 없다. 다음 제주 여행에도 꼭 다시 들러, 같은 장소에서 계절만 바뀐 풍경을 담아보려 한다.

자주 묻는 질문

함덕해수욕장 방문 시 주차는 어떻게 하나요?
해수욕장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성수기나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으니 가급적 서둘러 방문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서우봉 산책로는 난이도가 높은 편인가요?
경사가 완만하고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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