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초승달을 닮은 신양섭지해수욕장에서 마주한 평온한 오후

발길 닿는 곳마다 쉼표가 되는 신양섭지해수욕장

제주의 바람은 유독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성산 섭지코지를 향해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아담한 바다가 있다. 바로 신양섭지해수욕장이다. 처음 이곳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초승달처럼 굽어 있는 부드러운 해안선이었다. 뾰족한 바위 하나 없이 고운 연갈색 모래가 발등을 간지럽히는데, 그 위를 걸을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시끄러운 파도 소리 대신 잔잔하게 밀려드는 물결은 마치 엄마의 품처럼 포근했다.

바다 냄새는 비릿함보다는 짭조름하면서도 상쾌했다. 섭지코지라는 곶의 안쪽에 쏙 들어가 있어서인지, 이곳의 시간은 바깥 세상보다 조금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다. 아이들이 얕은 물가에서 까르르 웃으며 모래성을 쌓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복잡했던 일상 속 고민들도 어느새 파도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풍경이 완성되는 시간,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해수욕장에서 고개를 돌리면 정면으로 성산일출봉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해 질 녘 이곳은 사진가들의 비밀 기지 같은 곳이다. 바다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유채꽃 군락을 금빛으로 물들일 때면, 누구나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다. 윈드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하얀 돛을 펼치고 파도를 타는 모습은 이 평화로운 풍경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실제로 이곳에서 국제윈드서핑대회가 열렸을 만큼 파도가 적당히 리드미컬하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여행자를 위한 알찬 팁과 주변 산책로

신양섭지해수욕장은 그 자체로도 완벽한 휴식처지만, 섭지코지라는 거대한 관광지 바로 옆에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오전에 섭지코지의 언덕길을 따라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고, 오후에는 이곳 신양해변의 고운 모래 위에 앉아 쉬어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근처에는 아쿠아플라넷이나 혼인지 같은 명소들도 차로 금방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으니 하루 일정을 꽉 채워 다녀오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가는 길은 섭지코지 주차장을 내비게이션에 찍고 오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오후 서너 시쯤 방문하는 걸 좋아한다. 그때의 빛이 모래알에 반사될 때면 세상이 온통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기 때문이다. 혼자여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은 이곳. 제주의 진짜 매력을 알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바란다.

자주 묻는 질문

신양섭지해수욕장은 아이들과 방문하기에 안전한가요?
네, 섭지코지 곶 안쪽에 위치하여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합니다.
주변에 함께 가볼 만한 곳은 어디인가요?
바로 옆에 섭지코지가 있고, 성산일출봉, 아쿠아플라넷 제주, 그리고 역사적인 장소인 온평리 혼인지 등이 가까워 묶어서 여행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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