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머무는 정동길, 제27회 정동문화축제의 낭만적인 오후

발걸음마다 역사가 피어나는 길, 정동에서의 가을 오후

바람 끝에 제법 쌀쌀한 기운이 묻어나는 요즘, 유독 그리워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중구의 정동길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붉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 사이로 근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죠. 마침 경향신문 본사 앞에서 시작해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을 거쳐 덕수궁 대한문으로 이어지는 이 길에서 제27회 정동문화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대한제국 시절 외교와 문화, 교육의 중심지였던 정동은 그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거리 곳곳에 스며든 지난 시간의 향기를 맡으며 걷다 보면,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확행'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축제 기간의 정동길은 평소보다 조금 더 들뜬 활기로 가득했습니다.

거리마다 예술이 넘치는 축제의 현장

정동로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거리 페스티벌은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하늘 높이 띄워진 '기억의 풍선'이었어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둥실 떠 있는 풍선들이 마치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만 같았죠.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곳곳에 마련된 시민 참여 프로그램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추억의 오락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웃음 짓는 사람들, 그리운 소리를 내는 풍금 앞에 앉아 투박한 선율을 연주해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캐리커처 작가님 앞에 앉아 쓱쓱 그려지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즐거워하는 이들의 표정에서 축제의 진짜 주인공은 이곳을 걷는 시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동길을 제대로 만끽하는 소소한 팁

정동문화축제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축제 기간인 10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방문해보세요. 낮 시간에는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기 좋고,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에는 정동길 특유의 조명들이 켜지면서 더욱 감성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공식적인 행사도 중요하지만, 축제와 무관하게 정동길 자체가 가진 정취를 온전히 누리는 것이 여행의 묘미입니다.

주변에 서울시립미술관이나 덕수궁이 가까이 있어 함께 들르기 정말 좋습니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작해 정동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 끝에서 만나는 오래된 건물들이 주는 고즈넉함에 마음이 차분해질 거예요. 특별한 계획 없이 카메라 하나, 혹은 따뜻한 커피 한 잔만 손에 쥐고 가도 충분합니다. 바쁜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정동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제27회 정동문화축제는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이번 축제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길 일대(경향신문~프란치스코 교육회관~서울시립미술관~덕수궁 대한문 구간)에서 진행됩니다.
축제 기간 중 특별히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정동로터리에서 열리는 거리 페스티벌과 '기억의 풍선' 전시가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도 거리 예술 공연, 추억의 오락실, 풍금 연주하기, 캐리커처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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