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무녀도, 찰랑이는 파도 소리에 마음을 포개어 보낸 평온한 오후

군산 무녀도, 찰랑이는 파도 소리에 마음을 포개어 보낸 평온한 오후

섬 속의 육지, 무녀도에 닿다

군산 바다를 가로질러 달리는 내내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바닷바람이 꽤 달았다. 목적지는 무녀도. 이름부터 왠지 모를 신비로운 기운을 풍기는 이곳은,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여러 섬 중에서도 유독 마음이 머물게 되는 곳이다. 군산 시내에서 한참을 달려 선유도와 장자도를 잇는 다리들을 지나니, 비로소 무녀도의 정겨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도 위 무녀도는 선유도를 사이에 두고 징검다리처럼 이어진 섬이다. 신기하게도 이곳은 다른 섬들과 달리 꽤 넓은 논과 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섬 속의 육지'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는데, 직접 눈으로 마주한 풍경은 과연 그랬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 속에 은근하게 스며든 흙냄새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코끝을 스쳤다. 섬이라기엔 너무나 포근하고, 육지라기엔 파도 소리가 너무 가까운,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이 참 좋았다.

무녀봉 아래 흐르는 느린 시간

섬의 서남쪽에는 높이 131m의 무녀봉이 완만하게 솟아 있다. 가파르지 않아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에 딱이다. 정상에 오르면 고군산군도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겹겹이 쌓인 섬들의 능선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번져간다. 산의 높이가 낮으니 부담은 덜하고, 눈에 담기는 풍경의 깊이는 더 깊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갯벌이 넓게 펼쳐진 북쪽 해안은 물때를 잘 맞춰가면 찰랑이는 바닷물 대신 단단하고 검은 속살을 드러낸 갯벌을 만날 수 있다. 다리가 잘 놓여 있어 무녀도에서 선유도, 그리고 장자도와 대장도까지 차를 타거나 가볍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여행자에게 큰 축복이다. 어느 한곳에 묶이지 않고 이 섬 저 섬을 넘나들며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평화로웠다.

다시, 무녀도를 추억하며

무녀도의 공기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한다. 온화한 기후 덕에 1월에도 영하 1도 내외를 맴돌 정도로 매섭지 않다. 다만 바닷바람은 예고 없이 불어오니 바람막이 하나쯤은 챙기는 게 좋겠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반짝이는 바다도 좋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해 질 녘의 무녀도를 사랑한다. 노을이 섬의 낮은 능선을 타고 넘어가며 염전과 논밭을 붉게 물들일 때,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고요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은 결국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견디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무녀도는 화려한 볼거리로 여행자를 유혹하기보다, 그저 묵묵히 곁을 내어주는 무뚝뚝한 친구 같은 곳이다. 다리 위를 건너며 보았던 그 끝없는 수평선과, 마음을 씻어내듯 울려 퍼지던 파도 소리. 다녀온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귀가에 그 소리가 맴돈다. 복잡한 일상을 잠시 덜어내고 싶은 날, 나는 다시 이 섬의 길목에 서 있을 것 같다.

자주 묻는 질문

무녀도는 어떻게 찾아가나요?
전북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군산군도 연결도로를 통해 자동차로 선유도, 장자도와 함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가요?
노을이 아름다운 해 질 녘을 추천합니다. 무녀도의 평화로운 논밭과 염전 위로 떨어지는 저녁 햇살이 매우 감성적입니다.
주변에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있나요?
무녀도는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리를 따라 섬들을 차례로 여행하며 각각의 다른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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