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품에 안기다, 의암호와 비경이 함께하는 삼악산 여행기
2025-11-06
숲의 숨소리가 들리는 시간, 삼악산으로 향하다
창문을 열자 춘천의 서늘하면서도 맑은 공기가 차 안으로 훅 들어왔다. 오늘 목적지는 춘천을 대표하는 명산, 삼악산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서면 경춘로 1401-25로 내비게이션을 찍고 달리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의암호의 윤슬이 마치 반짝이는 보석처럼 눈이 부셨다. 삼악산은 용화봉, 청운봉, 등선봉이라는 세 개의 웅장한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차에서 내려 산 입구에 서니 묵직한 흙내음과 함께 빽빽한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피톤치드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험준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빚은 협곡의 비경
삼악산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악(岳)'자가 들어가는 산답게 산세가 만만치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바위들은 규암의 절리로 만들어진 신비로운 형태를 띠고 있었다. 등선폭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귓가에 쏟아지는 시원한 물소리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폭포의 기운이 평소보다 더 활기차게 느껴졌다. 기암괴석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는 마치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고요하고도 웅장한 울림을 주었다. 승학폭포와 주렴폭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험준한 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했다. 거친 바윗길을 딛고 오를 때마다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마치 산이 나에게 건네는 응원 같아 힘든 줄도 모르고 올랐던 것 같다.
정상에서 마주한 춘천의 파노라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무렵, 드디어 해발 654m의 주봉인 용화봉에 닿았다. 땀방울을 씻어내듯 시원한 산바람이 뺨을 스쳤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보상 그 자체였다. 의암호가 거대한 은빛 거울처럼 춘천 도심을 품고 있었고, 북한강은 그 곁을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아기자기한 춘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며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정상에는 상원사나 흥국사처럼 발길을 붙잡는 고즈넉한 사찰들이 자리하고 있어, 산행의 피로를 씻어내며 잠시 머물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험한 암벽 구간을 지나온 노고가 춘천의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여행을 기록하는 팁, 조금 더 즐겁게 다녀오려면
삼악산은 등선폭포 매표소 쪽과 의암 매표소 쪽 두 가지 입산로가 있다. 의암 쪽에서 올라가는 길은 꽤 가파른 암벽 구간이 연속되니 초보자라면 등선폭포 쪽 코스를 좀 더 권하고 싶다. 산 자체가 험한 편이라 신발은 반드시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신고, 무릎 보호대를 챙기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단연 이른 아침이다. 춘천의 아침 안개가 걷히기 전, 서늘한 공기를 마시며 오르는 산행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선물해준다. 하산 후에는 의암호 주변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곁들이며 산행의 여운을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자연이 선물한 웅장함과 춘천의 감성이 어우러진 삼악산, 그곳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마음속 한편에 따뜻하게 남을 것 같다.
자주 묻는 질문
- 삼악산 산행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 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는 만큼 산세가 험하고 가파른 편입니다. 특히 의암 매표소 쪽 코스는 암벽 구간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며, 산행 경험이 적다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수월한 등선폭포 방면을 추천합니다.
-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나 시간대가 있나요?
-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폭포의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는 봄이나 가을의 이른 아침 시간을 권장합니다. 오전 일찍 오르면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고, 하산 후 의암호 근처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