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양구 펀치볼에서 마주한 시래기와 사과의 달콤한 위로

해발 600m 고지대, 펀치볼의 가을 바람을 따라

차가운 새벽 공기를 뚫고 강원도 양구로 향하는 길은 유난히 설렜다. 해안면, 일명 '펀치볼'이라 불리는 이곳은 지형 자체가 거대한 화채 그릇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차창을 내리니 맑고 높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분지의 풍경이 가슴을 뻥 뚫어놓는다. 2025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청춘양구 펀치볼 시래기사과축제' 소식을 듣고, 이 계절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 싶어 발걸음을 옮겼다.

펀치볼 힐링하우스 앞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고소한 시래기 내음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지럽혔다. 가을 볕에 바짝 마른 시래기의 구수한 향과 갓 수확한 사과의 상큼한 향이 섞여, 이곳이 왜 가을의 보물창고인지 금세 실감할 수 있었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펀치볼 축제 즐기기

축제장은 화려한 조명보다는 자연 그 자체가 주인공이었다. 성황지 주변을 천천히 걷다 보면 산바람에 사각거리는 잎사귀 소리가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주는 기분이 든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곳 특산물이다. 일교차가 큰 고랭지 특유의 환경 덕분인지, 사과는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아삭' 소리와 함께 달콤한 즙이 팡 터져 나온다. 시래기 역시 마찬가지다. 푹 삶아진 시래기 된장국 한 그릇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데, 투박하지만 깊은 맛이 딱 시골 할머니 댁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축제는 '슈퍼(Super) 펀치볼'이라는 이름처럼,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펀치볼이 가진 청정 자연의 에너지를 듬뿍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너무 복잡한 인파 속에서 치이는 축제보다,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펀치볼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팁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옷차림에 꼭 신경 써야 한다. 해발 600미터 고지대인 만큼 낮에는 따뜻해도 해가 지면 금세 쌀쌀해진다. 도톰한 가디건이나 바람막이는 필수다. 축제장인 해안서화로 15 일대를 둘러본 뒤에는 인근의 을지전망대를 함께 묶어 둘러보는 것도 좋다. 분지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절경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축제 기간은 짧지만, 그 여운은 길다. 11월 초,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를 들으며 양구의 정겨운 인심을 느껴보는 것. 올가을 가장 완벽한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다. 펀치볼의 바람은 오늘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따스하게 머물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축제는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2025년 10월 31일(금)부터 11월 2일(일)까지 3일간,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서화로 15(펀치볼 힐링하우스 앞 성황지)에서 개최됩니다.
축제장 방문 시 주의할 점이 있나요?
해안면은 고지대여서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습니다. 보온을 위한 외투를 챙기시는 것이 좋으며, 축제장 인근의 가을 풍경을 충분히 즐기려면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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